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
미용학은 미용에 관한 학문을 다룬다.
그중, 얼굴을 연구하여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리거나, 외모와 이미지를 바꾸는 기술을 연구하는 학문이기도 하다.
사람을 만나야 가능한 직업인만큼 얼굴을 보면 그의 삶이 보인다는 박미정 교수의 매력적인 직업이, 많은 이들과 공감할 수 있는 테마라고 생각되어 앞으로 인물을 탐구하고 그의 삶을 메이크업하는 과정을 연재 하고자 한다.
미용학 박사, 사)크리에이티브국제美협회장, 남서울대 전)뷰티보건학과 박 미 정 교수의 명사의 인물탐구 연재
1편
자원봉사란 어원적 의미로는 자기 스스로 자기 이해를 돌보지 않고 남을 보살펴 주는 행위나 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내가 하는 이 행위들을 자원봉사라고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의 시간을 할애하여 남을 돌본다고 생각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시간 들을 통해 위로를 받고 힘을 얻고 행복감을 느낀다.
내가 베풀었다고 말하기엔 나의 기술은 아주 미비하고, 나의 시간을 썼다고 하기엔 얻는 것들이 훨씬 많다.
며칠 전, 친한 친구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고등학교 부임하고 첫 제자들이라 남다른 애정으로 30년 넘게 사제지간으로 만나온 스승의 시한부 선고 소식.
마지막으로 제자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 듣고 메이크업을 해줄 수 있냐는 제안을 받았다. 1초의 망설임 없이 시간이 없어도 빼서라도 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번뿐만이겠는가.
두 달 전 재활 센터에서 장애인결혼식, 50년 해로한 분들의 금혼식, 가정형편이 어려운 부부들의 무료결혼식,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어르신들의 영정사진을 위한 헤어 메이크업, 다문화가정 혹은 새터민들을 위한 미용 기술 교육,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한 자기 계발 및 창업 안내
노인 건강과 정신적 우울증 완화를 위한 건강 교실, 청소년 대상 뷰티 트렌드 소개 및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젝트 등등 수없이 많이 했다.
우분투(“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_그건 내가 살아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나하나 열거할 수 없지만, 사랑이 필요한 곳이면 우리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 달려갔다.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었던 일들. 함께 뜻을 모아 마음을 모아준 회원들 덕분에 이 일들을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난 ‘우분투’ 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내가 있는 이유는 당신이 있기 때문이라는 따뜻한 단어이다.
사랑이 필요하고 치료가 필요하고 일자리가 필요하고 손길이 필요한 어느 곳이든 미용을 접목한 뷰티-복지사업은 필요충분조건이 딱 맞는 사회복지 시스템이다.
우린 대상이 누구이든 장소가 어디든 중요하지 않았다.
날 아는 혹자는 얘기한다.
본인도 힘들고 어려우면서 봉사 말고 돈 벌 궁리를 하세요. 교수라는 타이틀이 밥 먹여 주는거 아니잖아요.
맞는 얘기이다. 서운하지 않다. 날 위한 소리임을 알기에.
다만,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뿐이라고 이해하려 한다.
돈보다는 무의식이 이끈 나의 행동이다. 보이지 않는 나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난 이 일을 한다.
삶을 메이크업하다.
살아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먹고 살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여 돈을 버는 방법도 잘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돈을 투자해서 나의 시간을 버는 일이 잘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난 후자에 속하는 사람인 것 같다. 돈이 많아서도 돈을 잘 벌어서도 아니다.
나의 주체가 ‘돈’이 아닌 ‘시간’에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삶’이란 돈을 투자해서 나의 시간을 벌어 의미와 가치를 ‘부’라는 이름으로 나의 시간을 윤택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난 세상이 말하는 봉사라는 이름으로 나의 시간 들을 벌고 있고 그 시간 들을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들로 채우는 것.
타인의 결핍된 무언가를 위해서 내가 잘할 수 있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로 하나씩 채워가면서 내 삶을 메이크업하는 중이다.
가수 김윤아의 앨범에 수록된 글 중에
‘중도’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나도 내 인생의 길 한가운데 서 있다. 길 가운데 절반쯤 와있는 내 삶을 손길이 필요한 그들의 시간으로 채워가고 싶다.
Let’s do it!!
Let’s fall in love!!
살아있는 동안 맘껏 꿈꾸고 고민하고 사랑하세요. 가수 김윤아의 외침이다.
죽음의 문턱에 다녀온 사람들은 다 안다. ‘하루’라는 시간이 얼마나 기적 같은 시간이고 신이 주신 선물 인지를.
그 귀한 시간을 내가 오늘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음이 기적이고 선물이다.
Well being
Well dieing
우린 잘 살아야 하고 죽음도 잘 준비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마지막’이 언제 올지 아무도 모른다. 죽음이 언제 올지 우린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인생은 미완성이라 아름다운가보다.
현재, 누구나 세상을 사는 건 완벽할 수 없다. 나의 미완성이, 나의 결핍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가는 중이다.
세 번째 전시회를 위하여.
만 명이 모이면 만 가지의 이유와 사연이 있다.
내 전시회 전시명은 ‘삶을 메이크업 하다’이다. 이것으로 정한 이유는 만 가지 사연 만 가지 아름다움을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다. 스치는 찰나의 아름다움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그 순간의 역사 속에 내가 함께 하고 싶었다.
내년 초에 나의 세 번째 전시회가 열린다.
내 삶을 타인의 삶을 메이크업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함께하는 이들과 작업하는 순간,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오늘도 부지런함을 떨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