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 주관하여 실시하는 2024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결과가 지난 12월 19일에 발표되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전국 716개 공공기관의 청렴 수준을 종합적으로 측정하고 평가한 ‘2024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를 공개하였다. 인천광역시 시민감사관인 필자는 많은 대상기관 중에 광역자치단체의 종합청렴도 평가결과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평가결과는 ‘인천광역시 종합청렴도 평가결과 : 종합청렴도 4등급(청렴체감도 3등급, 청렴노력도 4등급)’으로 나타났다. 종합청렴도는 상위 1등급부터 하위 5등급까지 나누어진다. 이번에 평가받은 전국의 17개 광역자치단체 중에서 4등급은 4개 단체가 해당하였고, 최하위인 5등급은 1개 단체가 있었으며, 1~3등급은 12개 단체가 있었다.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청렴도 평가가 각 기관의 모든 부분과 항목을 세심하고 깊이 있게 다룬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전국의 유사한 기관을 대상으로 하여 같은 조건을 적용해 평가한 결과임은 틀림없다.
종합청렴도 평가에 포함되는 항목은 ‘청렴체감도’(공공기관과 업무 경험이 있는 민원인과 기관 내부 공직자 등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와 ‘청렴노력도’(기관이 1년간 추진한 부패방지 노력을 평가), 그리고 ‘부패실태 평가’(부패사건 발생 현황, 감점 사항임)를 합산해 결과를 도출한다.
기관의 청렴도를 등급으로 나누어 서열화하는 것은 각 대상기관의 입장에서 보면 희비가 나누어지는 일이다. 1등급과 5등급 기관이 느끼는 기분은 확연히 다르다. 나아가 이 결과가 각 지역의 시민들에게 전파되면 아마 시민들은 동시에 “역시” 또는 “그럼 그렇지”란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 평가 서열이 어디에 속하든 말이다.
시민감사관의 활동과 공공기관 청렴도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거기에 명확하게 연결되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인천광역시 시민감사관 등의 구성과 운영에 대한 조례」 제1조에는 시민감사관을 구성하는 목적으로 “... 인천광역시민의 시정참여의 기회를 확대하여 위법·부당한 사항을 개선하고 감사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라는 조항이 규정되어 있다.
이 조항을 금번 종합청렴도 평가에 연결시켜 보면 4등급을 받은 것이 시민감사관의 활동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그렇다고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넓게 보아 인천광역시의 행정이 청렴하게 유지되는 데에는 시민감사관이 기여하는 바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시민감사관으로서 소속된 기관의 청렴도 평가가 좋은 등급을 받지 못하였으니 제대로 활동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따른다.
공공기관이 존재하는 것은 반드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그러나, 타 기관에 비해 눈에 띄게 낮은 평가를 받는 것은 곤란한 일이다.
이제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는 끝났지만, 그 결과는 남게 되고, 앞으로도 해마다 평가는 계속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시민감사관의 활동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개선해야 할 것이다.
인천광역시에서는 제도가 출발한 뒤 지나간 20년이 넘는 기간을 어떻게 운영했는지, 앞으로 인천시의 청렴도를 비롯한 반부패 활동에 시민감사관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진정성 있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시민감사관은 자신의 역할에 대하여 돌아보고 목적에 맞게 활동하고 있는지, 이대로가 좋은지, 어떤 역할을 원하는지를 스스로 찾아내고 개선해야 할 것이다.
머지않아 춥고 힘들었던 겨울이 지나고 새봄이 찾아와 땅을 뚫고 새싹이 움틀 때 시민감사관도 함께 도약하여 시민들이 지방행정기관에 대하여 좋은 의미로 “그럼 그렇지.”라는 반응을 보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서동일(인천광역시 시민감사관)-
수도권in뉴스 진광수 기자 |